[피크닉] 회사 만들기 : Entrepreneurship - 전시 후기
요즘 회사 일이 없어서(좋으면서 안좋아) 자유로운 나날을 보내던 와중,
'피크닉' 전시관이 파견지에서 얼마 멀지 않은 것을 알게됐다. (무려 도보 6분!)
그래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책임님과 후딱 전시를 보고 올 계획을 세운다.

전시 제목은 '회사 만들기'
음? 직장인인 나에게 아주 솔깃한 제목이다.
항상 그림(작품) 위주로 구성된 전시만 봐왔는데, 이번껀 왠지 감상자가 주체가 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바로 전시보러 렛츠꼬우
이 전시관은 1층부터 4층(옥상)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층마다 다른 테마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1층
: 모험을 떠나다
서막은 남극탐사를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어니스트 새클턴은 '인류 최초로 남극 대륙을 횡단하겠다.' 고 발표하고 모집한 대원들과 남극으로 떠난다. 불가능해 보이는 모험은 1년이 넘도록 계속되었고, 추위와 식량 부족은 대원들의 사기를 점점 저하시키며 구조가 필요한 상황에 닥친다. 당장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환경에서 새클턴은 대원들과 함께 살기 위한 일에 집중하고 미래를 꿈꾸며 활기를 찾을 수 있도록 도모한다. 그리고 그들은 기적처럼 전원 모두 생환이란 기적을 이룬다.
이 이야기는 나에게 재밌는 생각 2가지를가져왔다.
1. 우선순위
새클턴 집단은 '남극 횡단' 이라는 회사의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대원' 이라는 더 큰 우선순위가 깔려있었다. 아마 남극 횡단을 우선순위로 뒀더라면 대원들의 희생은 계속되었을 것이며, 죽음 또한 면치 못했을 것이라 생각든다.
2. 협업심
'회사' 라는 단어와 잘 어울리는 스토리텔링 이었다. 회사는 혼자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함께하는 일인데, 남극횡단 이야기를 보며 그 혹독한 환경 속에서 모두가 살 수 있던 것은 '협업심' 그리고 '살기 위한 강한 의지' 덕분이라 생각했다. 나는 정말 하나가 된 것 같은 집단에 속해본 적이 있는가?
나는 나와 동료들을 위해 죽음을 이겨내고 삶을 얻어냈다.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려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라고 생각한다.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진짜 실패다.
- 어니스트 새클턴, 탐험가 (1874~1921)
2층
: 시작은 나를 이해하는 일로부터
아무래도 전시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직장인일 것이다. 시작은 직장인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내용들로 구성되었다. 취업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들, 직장을 선택하며 고려한 것들, 객관식으로 도표화 되어있는 통계들을 보며 왠지모를 씁쓸함을 느꼈다. 자신의 일자리가 없어질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보이기도 했다. 기술이 자동화된 세상에서 인간은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할까?
그 다음 공간은 나를 관찰하는 체험형 공간이었다.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물결처럼 방향을 바꾸는 신기한 거울 파편이 있었는데,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듯 하나의 개인 또한 스스로 움직이며 다양한 관점을 가질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 의 관점은 지금 어디를 향해 있는가? 알기 위해서 나를 자주 들여다보아야 한다.
해답은 질문 안에 있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회사 만들기' 를 위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건 질문에서 시작된다. 어떤 일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해결해보려는 시도에서 기회가 생긴다. 우리는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끈기를 가지고 원인과 과정에 파고들어야 한다.
좋은 질문은 좋은 기업가를 만든다.
문제를 풀기 위해 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문제를 정의하는 데 55분을 쓰고
답을 찾는 데 5분을 쓰겠다.
- 알버트 아인슈타인
2층엔 2인 1조로 할 수 있는 체험존도 있었는데, 협동심을 요하는 게임들이었다. 점심시간에 잠깐 나온거라 책임님과 후딱 하긴 했지만 재밌었다. 회사 뿐 아니라 삶을 살아가면서 공동체 생활은 필연적이다. 이왕 같이한다면 함께하는 것은 어떨까? 나는 혼자 이룬 성공보다 함께 나눌 수 있는 성공이 가장 짜릿하다.
3층
: 실패하라
3층은 실패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코카콜라는 약사의 배합 실패로 탄생한 음료수이다. 실패가 많이 쌓여야 성공이란 종착지에 도착한다. 실패를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는 방증과도 같다. 지금 당장 실패해!!
실패를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여유로움, 그리고 그 속에서 새로운 성공이 탄생할 지 아무도 모른다.
기업과 사회
그리고 그 옆 공간은 다양한 회사의 인터뷰 영상을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내가 본 인터뷰는 장기하 스튜디오에 관련한 영상이었는데, 회사는 뮤지션의 몸값이 올라갈수록 그에 맞는 관리와 비용이 동반된다. 장기하 팀에게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회사들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기존 회사와 계속 함께했다는 이야기 같았다.
숫자로 증명할 수 없는 것을 믿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기에 타인과의 관계 속 무형의 가치는 소중하다.
암벽 등반에 필요한 장비를 자연이 최대한 훼손되지 않고, 인간과 자연 모두 공존할 수 있는 장비를 만드는 기업의 인터뷰도 재밌었다.
이 전시를 보며 계속해서 든 생각은 협동심 이었다. 1인분이 아닌, 같이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회사란 곧 사람들이 모여있는 집단이고, 협동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수익보다 더욱 큰 가치를 만든다. 나도 꿈을 잊지 말고 조금씩 도전하며 살아가보자.
감상평
사실 전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간 상태라 큰 기대가 없었는데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는 법, 오히려 좋으면 기쁨이 2배..!
일 그리고 삶의 가치를 연결시키는 전시라고 생각한다.
일에 있어 길을 잃어 방황하고 있을 때,
이 글을 읽고 다시 내 위치를 확인하고 방향을 정립하는, 나침반 같은 존재가 되면 좋겠다.
관람 추천!

번외 :
어떻게 보면, 블로그 쓰는 게 나의 첫 창업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경험하고 느끼는 모든 것에 대해 쓰고 있으니.
그리고 글 쓰는게 생각보다 정말 많은 시간이 들어간다.(이 글도 하루죙일 쓰고있음) 페이는 없음에도 계속할 것 같다.
내 것이라 애정이 생기고 발행하면 뿌듯하다. 언젠가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쓸 것이다!